○ 작성자:사무국

○ 작성일:2000년 3월 24일(금) 12:17

 

♣ 영미연 소식지 27호

 

2000년 3월 22일 소식지 27호

 

<사무실 이전 계획과 관련하여 평생회원 모집 중>

 숙원사업이던 사무실 이전계획이 세워지고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현재 사무실이 비좁기도 하고 또 서울 시내의 각 지역에서 접근하기에는 한 곳에 너무 치우쳐 있는 형편이어서, 늦어도 여름방학 중까지 사무실을 이전하기로 결정하였다. 각 분과의 세미나, 정기학술발표회, 각종 위원회 모임 등 사무실을 중심으로 연구회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좀더 쾌적하고 편리한 사무실 및 세미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회원들의 뜻에 따른 것이다. 더구나 출판기획위원회의 발족과 이번 여름부터 시작될 전문가 교육프로그램이 계획되고 있어 사무실 이전은 시급한 실정이다.  

 운영위원회는 이전자금 마련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으로 평생회원제도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200만원의 회비를 미리 내는 회원은 평생회원으로 등록되며, 차후 회비납부의 의무가 면제되고, 평생동안 회원의 권리를 소지하게 된다. 신청은 5월말까지 사무국 혹은 각 분과장(운영위원)에게 하면 되며, 납부는 이전 전까지 완납해야 하는데, 자세한 것은 사무국(고명희 간사)에서 안내를 받으면 된다.  

 사무실의 크기와 위치 등은 기금의 규모에 따라 추후 정하기로 하였다.

 

<제9회 학술대회 계획 확정>

 운영위원회는 제9회 학술대회 일자를 4월 29일(토) 이화여대에서 개최하기로 확정하고, 주제는 [현대미국문학의 성취와 윌리엄 포크너]로 정하였다. 발표자로는 김욱동(서강대), 김정오(명지대), 강희(대구대), 강규환(천안대) 네 분이며, 토론은 한기욱(인제대) 이진준(미국문학분과) 회원 등이 맡게 되고, 사회는 신문수(서울대) 교수로 결정되었다. 아울러 매해 4월과 10월의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리던 학술대회 일자를 이번부터는 4월과 10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로 바꾸기로 결정하였다.  

 

<특별회원 모집 본격화하기로>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특별회원 모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현재 연구회의 회원자격은 박사과정 수료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타 학회에 비해 기준이 높고, 또한 실질적으로 30, 40대의 소장학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관계로 '문턱'이 높다는 원성도 없지 않았다. 운영위원회는 좀더 젊은 패기있는 연구자들을 영입하고, 관심을 가진 역량있는 중진 학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한다는 원칙 아래, 정관에 규정되어 있었으나 그동안 운영하지 않았던 특별회원 제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하였다.  

 특별회원의 자격요건은 원칙적으로 석사학위 이상으로 하고, 일반회원과는 달리 분과활동의 '의무'는 없으나, 분과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으며, 그 외 연구회의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특별회원은 가입원을 제출하고 일정한 회비를 납부하여야 하는데 구체적인 사항은 사무국에서 정하여 시행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도 젊은 연구자들과 기존 회원들간의 활발한 만남이 기대되는데, 회원 여러분들은 주위에 앞으로 함께 공부하고 일할 만한 '쌩쌩한' 젊은 연구자들이 눈에 띄면 적극 영입하여 우리 연구회를 더욱 젊고 활기찬 곳으로 만드는데 적극 나서주시기를 바란다.  

 

<편집국 소식>

 편집국은 이제 본격적으로 {안과밖} 8호 발간 작업에 돌입했다. 그간 여러번 공지한 덕분인지 예년보다 많은 분들이 마감기한에 마쳐 원고를 보내오셔서 현재 모든 원고를 수합하였으며 1차 및 2차 검토를 마치고 대부분의 원고가 출판사로 넘어가 교정작업이 진행중이다. 필자분들, 상임/비상임 편집위원을 비롯한 검토자들의 도움으로 발간기일을 큰 무리없이 지킬 수 있으리라 희망하며, 특히 이번 호는 제9회 학술대회 날까지 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호 편집 업무 외에도, 현재 편집국에서는 외국어 표기법 정리, 학진 인증에 관련된 양식화 업무, 그리고 9호 기획 등을 추진중이다. 기획안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재 구상 중인 특집은 "영문학과 도시"(가안)이다. 다른 기획감/ 안에 대해서 회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하는 바이다.  

 그리고 9호부터는 "본격 에세이"를 신설할까 검토 중이다. 글의 성격상 쟁점이나 특집으로 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시의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주제들에 대해 순발력있게 대응할 수 있는 글의 형식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이다. 글 자체는 특별기고 형식이 될 것이다. 현재 "시(詩) 교육", "영문학과 영화", "영어강의", "장편소설 & 인터넷" 등이 논의 중이다.  

 마지막으로 회원 여러분들이 홈페이지의 편집국방에 자주 들러서 기획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결과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칭 [영미문학의 길잡이] 편집위원회는 올해 들어 두 번의 편집회의를 열어 원고 수합 상황과 발간 일정을 점검하였다. 현재 70여편의 대상 원고 대부분이 들어와서, 분과별로 1차 검토작업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편집위원회는 일정대로 이번 2학기 출간을 추진하기로 하고, 몇몇 미집필된 원고수합과 원고검토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였다. 연구회가 내놓는 첫 단행본 사업이자 70명에 달하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는 기획인만큼 앞으로 남은 추진일정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데, 이같은 방식의 개론서 집필과 발간은 한국 영문학계 초유의 일인만큼 발간을 앞두고 내외의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기학술발표회>

 2000년의 첫 번째이자 제 39회 정기 학술 발표회가 지난 1월 22일에 학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날 미국문학 분과의 주관으로 열린 제 1 발표는 배보경 회원이 [William Faulkner의 The Hamlet: 남성적 교환경제의 고발]이라는 제목으로 했고, 이어 제 2 발표는 손지태 회원이 John Ruskin에 대하여 [정치적 과격성과 모순된 경제론--노동에 대한 형이상학] 이라는 제목으로 했다. 첫 번째 발표의 사회와 토론은 박은정 회원과 이진준 회원이, 두 번째 발표의 사회와 토론은 송승철 회원과 이경덕 회원이 각각 맡아 수고해주었다.  

 배보경 회원은 포크너의 Snopes 삼부작의 첫 작품인 The Hamlet을 기존의 해석 경향과 달리 남성과 여성 사이의 대립구조로 보면서 여주인공 Eula Varner를 중심으로 그런 관점의 근거를 제시했다. 그리고 발표에 이어 여성과 남성의 대립 구도로 보는 해석의 타당성과 의미, 그리고 주인공의 여성성에 대한 성격 규정 문제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한편 손지태 회원은 러스킨 당대의 주도적인 경제담론에 대한 러스킨의 이중적 태도가 예술에 대한 그의 비평적 사유에서도 이중적 태도를 낳았다는 논지를 그의 후기저작을 짚어 가며 전개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러스킨의 이중적 태도의 문제를 비롯하여 예술가에 대한 그의 인식, 그의 사유에 존재하는 복고적 요소의 해석 문제, 노동가치론에 대한 이해의 문제 등을 중심으로 진지한 토론이 펼쳐졌다.

 다음 번 정기 학술발표회는 3월 25일에 있으며 발표는 김현진 회원(제목: Thomas Malory의 Morte Darthur에 대해)과 장시기 회원(제목: 탈근대성의 인식론적 모델)이 할 예정이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연구분과 소식>

 

<중세·르네쌍스분과>

 중세 르네쌍스 분과는 지난 1월 20일 6명의 회원이 이미영 회원의 집에 모여 세미나를 하는 것으로 새천년의 세미나를 참신하게 시작하였다. 지난번에 예고한대로 Mervyn  James의 "Ritual, Drama and Social Body in the Late Medieval English Town"과 Anthony Gash의 "Carnival Against Lent: The Ambivalence of Medieval Town"을 공부하였다. James의 글은 중세 도시에서 Corpus Christ 축제때의 두 행사―연극 상연과 행렬―가 갖는 의미를 살펴보는 것으로서 결국 싸이클 드라마가 중세 도시에서 체제순응적 기능을 행사했는가 혹은 전복적 기능을 띠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었다. 또한 왜 싸이클 드라마가 엘리자베스조에 들어서서 인기를 잃게 되었는가에 관한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어서 분과원들의 열띤 토론을 이끌어내었다. 한편 Gash의 글은 authorship의 문제와 청중들의 수용문제에 관한 기존의 두 가정들을 재검토하는 글로서  중세연극의 대본과 공연실제의 괴리, 관중들의 믿음과 연극의 내용과의 상호작용 등에 관해 논함으로써 딱딱하고 교리적이라는 표면적 인상과는 달리 중세 쌍킬 드라마가 중세 민중들의 삶과 보다 유동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세미나가 싸이클 드라마 전반에 걸친 이론적 논설이었으므로 다음 세미나는 다시 구체적으로 드라마를 읽고 그에 관한 비평을 읽기로 하였다. 그래서 Davi Staines "To Out-Herod Herod: The Development of a Dramatic Character"(1982), Jefferey Helterman "Herod as Antichrist"(1981)를 공부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금번 세미나에서는 지난 학기에 이어 이번 학기에도 연속해서 공부하게 될 중세 드라마 syllabus를 제시하고 설명하였다. 이 syllabus는 영미연 홈페이지(http://sesk.superboard.com) 자료실에 올려놓을 것이니 필요한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17·18세기분과>

 18세기 분과는 연말 모임이 이루어지지 않고 또 1월 모임이 영어영문학회 연찬회 참석으로 순연되는 등 한동안 느슨했다. 고딕 소설 읽기를 마치고 새로 공부하기로 했던 문화연구 쪽으로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2월 25일(금) 김일영 회원의 연구실에서 있을 2000년의 첫 모임이 분과원들 모두에게 새 출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Lawrence Stone의 The Family, Sex and Marriage in England 1500-1800(abridged edition) 중 "Part One: Introduction"을 여건종 회원의 발제로 논의할 것이다.

 

<19세기분과>

 1999년 12월 17일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관 203호에서 금세기 마지막 쎄미나를 가졌다. 이날은 쎄미나 겸 송년회를 기대한 때문인지 모처럼 정예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먼저 Institutionalizing English Literature 에서  제 4장 Franklin E. Court의 "Cultural Insularity, Nationalism, and the Significance of Burke"를 이선주 회원이 발제를 해주었고, 이어 정남영 회원이 Terry Eagleton의 Literary Theory: An Introduction 에서 "The Rise of English"를 발제해 주었다.  Franklin은 영문학이 제국주의에 영합하게 되는 과정을 상세히 다루었고,  Eagleton은 문학이 사회적 권력의 문제들에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함으로써, 이데올로기로서의 문학론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글튼의 논리의 비정밀성을 지적한 발제자는(그 책의 번역가이기도 한데) 저널리즘식의 끼워맞추는 그의 논의에 비판을 가하였다.

 2000년도의 첫 쎄미나는 2월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열렸다. 1월을 건너 뛴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몇몇 회원들이 해외연수 및 개인 연구의 일정 등으로 일치된 날짜를 잡기 어려웠고,  둘째, 2월에 MT겸 쎄미나를 하면 비교적 많은 양의 발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과감히 1, 2월 통합 쎄미나를 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2월 세미나는 비평이론분과와 함께 하기로 하여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00년 2월 10일 오전 10시,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의 쎄미나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김희선, 김대환, 엄용희, 정남영, 조애리, 한애경, 그리고 고명희 간사는 박찬길 회원의 집앞인 일원동 우성아파트 앞에 모였다(이선주 회원은 춘천에서 합류). 모두 박선생님의 집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신 후, 박찬길 회원과 윤효녕 회원의 차로 나누어 춘천으로 향했다.  

 12시 30분 경 춘천에 도착, 송승철 선생님의 안내로 한림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부터 분과별 세미나를 시작하였다. 이날 세미나는 춘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방, 한림대 중앙관 6층 한림과학원에서 저녁 7시까지 무려 5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문학의 전문화"라는 주제로 정남영 회원이 사회를 보고, Gerald Graff의 Professing Literature를 김대환, 엄용희, 박찬길, 조애리 회원이 두 chapter씩 나누어 발제하였다. 이 책은 1828년의 the Yale Report에서부터 1960년대 신비평의 퇴조와 뒤이은 문학 이론에 대한 논쟁기까지의 학술적인 문학 연구사로서, 미국대학에서 영문학이 전문화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Introduction"부터 제 8장까지의 발제를 요약하자면, 초기 미국대학에서의 문학연구는 주로 그리스와 라틴말, 수사, 웅변, 변론술의 보조물이었다가 1876년부터 1915년에 영문학이 전문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전문화는 독일에서 훈련받은 연구자들이 선도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문헌학적 연구는 곧 일군의 "generalists"의 도전을 받아 학계의 문화적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게 되었으며, 이는 문학연구에 있어 문화사 연구와 미학적 연구간의 경쟁으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요사이의 난제 중 하나인 대학에서 효과적인 영문학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자연스런 질문으로 이어졌고, 과연 영문학의 '실용적' 교육이 가능한가에 대해 열띤 자유토론이 오고갔다.  

 다섯 시간에 걸친 쎄미나가 끝난 후 비평이론분과와 함께 연산골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탁이 하도 풍성하여 나오는 그릇마다 미쳐 다 비우지 못한 아쉬움이란!  감자부침과 닭도리탕도 좋았지만, 생두부와 메밀묵 무침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식사를 하며 이론분과원들과 나눈 정감어린 대화는 몇몇 회원의 질투를 살 정도였고, 조애리 회원의 입담에 하도 많이 웃어 뺨의 근육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브람스에서 2차를 한 뒤,숙소인 세종호텔에 돌아와서도 못다한 이야기(엄용희 회원의 미국연수 이야기, 박찬길 회원의 영화이야기, 정남영 회원의 태극권 강의...)를 나누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개운한 북어해장국으로 아침을 들고 지암리로 향하였다. 온통 하얗게 얼어붙은 지암리 호수를 걷기도 하고 어린애 마냥 썰매를 타기도 했다. 근처 허름한 가게에서 사먹은 산(living)빙어와 빙어튀김도 일품이었다. 특히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산빙어를 손으로 집어 빨간 초고추장에 찍어먹던 윤효녕 회원의 모습은 한참 기억될 것 같다.  

 많은 추억을 안고 서울로 돌아온 회원들은 이번 춘천 쎄미나에 가지 못한 이순구 회원의 집에서 에프터를 하였는데, 이는 post-doc과정으로 곧 미국에 가게되는 이순구 선생님의 송별회를 겸한 자리가 되었다. 11일 늦은 오후, 다소 육체적 피로감이 밀려왔으나 1년만에 가진 MT겸 쎄미나의 경험은 회원들간의 친선을 다지고 새로운 활력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번 춘천에서의 모든 일정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신 비평분과의 송승철 선생님과 경비지원을 해준 한림대에 감사를 드린다.  

 

<20세기 >

 올해 계획된 북남미 현대문학에 대한 독회를 시작하였다. 첫 모임이었던 지난 1월 15일 강규한(천안대) 회원의 Thomas Pynchon의 Vineland(1990)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있었다. 이 소설은 Pynchon이 Gravity's Rainbow(1973) 이후 17년만에 발표한 작품으로 우리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발표 당시에 그 평가가 엇갈렸던 만큼, 이제 시간적 거리를 두고 이를 다시 평가하는 기회이고자 마련된 토론의 장이기도 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강규한 회원은 이 작품을 이전의 핀천과 연계하여 논의하는 가운데 그 연계점과 구별점을 밝히면서 그것이 갖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오늘날 미국의 테크놀로지 사회에서 영상이미지에의 탐닉으로 초래되는 삶의 역동성과 인간성의 상실, 삶의 획일화와 단자화, 그리고 전체주의적 통제와 조작의 위험성을 전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를 체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 Frenesi Gates가 대변하는 삶이 전자문화 시대에 화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 공동체의 건설을 통해서만 인류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는 최소한의 메시지를 담지하고 있는지가 발제와 논의의 초점이었다.  나아가 작품의 결론이 주체의 부활과 윤리적 책임, 사랑과 화해 정신, 가정의 재건과 건강한 공동체적 삶 등 제반 연대의식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반증인지 등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무언가 그래도 마지막으로 긍정되는 실마리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하는 절박함(?)이 낳은 읽기와 토론이었는지 모른다. 다음 모임은 2월 12일(토)이며, 박인찬(숙명여대) 회원의 발제로 Kurt Vonnegut Jr.의 Slaughterhouse-Five(1966)를 다시 읽고 토론할 계획이다.  

 

<미문학분과>

 1999년 12월 19일에 김진경 회원의 발제로 Jean Toomer의 Cane(1923)을 토론했다. 이 작품은 Georgia를 배경으로 남부의 향토색 짙은 삶을 묘사하며 Washington을 무대로 삼은 중간부분에서도 작중 인물의 뿌리가 남부로 고동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토론이 집중된 것 중의 하나가 흑인여성들에 대한 형상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흑인여성이 지니고 있는 '성' 너머의 어떤 매력을 작가가 끊임없이 환기한다는 점은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쉽게 동의했던 듯한데 신화화되거나 또는 과도하게 상징화된 여성의 형상화가 몹시 기분 나쁘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신화화되었는지 그 결과로 작품 전체에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해서는 토론이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 발제자가, 꼼꼼히 되새기지 않으면 작가의 의도를 지나치기 쉽다고 지적한 바의 형식적 특징에 대해서도 논의가 제대로 안됐다.

 이렇게 1920-30년대의 미국소설에 대한 거의 1년에 걸친 세미나가 끝난 셈인데 "모더니즘, 좌파문학, 할렘르네쌍스, 소수민족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한꺼번에 공부하다보면 또 주마간산 식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애초의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된 느낌이다. Klein의 글을 읽으며 확인해보자고 한 사항, 즉 2-30년대 미국의 주류(백인) 모더니즘과 이주민 혹은 흑인문학의 교접지점, 및 이들과 19세기 미국고전문학과의 연관 등에 대해서도 산발적인 의견들 외에 집중된 토론은 거의 벌이지도 못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분과에 논문이 걸려있는 회원이 많은데다 이들이 거의 동시에 논문 종반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크다면 큰 이유였다.  

 2000년의 전반의 세미나 커리큘럼은 논문이 걸린 회원이 많다는 사정을 고려한 끝에 다소 궁여지책 식으로--어찌보면 터무니없이 공격적으로--꾸려졌는데 이들의 논문예비발표를 엮어 나가자는 것이었다. 논문준비중인 신현욱(브론테 + 호손), 안동현(제임스), 심계순(트웨인), 유희석(제임스 + 트웨인), 정철성(휘트먼), 한현숙(엘리엇) 등의 연구가 미국문학의 주요전통의 주요지점에 고스란히 놓이므로 여기에 유학중인 강우성(청교주의 및 초기 미문학), 손혜숙(디킨슨) 등을 중간에 적절히 홈페이지를 이용한 해외 발제식으로 참여시키는 커리큘럼을 짜자는 좀 황당하다하다 싶은 의견이 세를 얻었다. 논문을 준비하는 이와 참여하는 이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세미나를 위해서는 쌍방이 한층 더 부지런해지지 않고는 불가능한 커리큘럼이 된 것이다!(모든 궁여지책의 자연스런 결론!!)

 2000년 첫 세미나는 1월 22일, {워더링 하이쯔}와 {주홍글자}를 엮어 살펴보는 신현욱 회원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그간 참석하지 못하던 조철원, 이진준 회원을 비롯 유례없이 많은 회원들이 참석(발제자 포함 13명)하여 2000년의 새 기운이 느껴진 모임이었으나 세미나 자체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발제자의 발제문이 너무 길어(무려 30페이지! 물론 전부 읽은 것은 아니지만..그랬다면 다들 혼절했을 것이다) 산만했고 아직도 두 작품을 비교하는 틀과 접점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아서 토론이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발표의 세목에 있어서는 흥미로운 비교들이 많기는 했으나 로맨스라는 용어의 사용자체도 분명하게 잡히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두 작품 모두 형식과 내용상으로 로맨스적이라는 점은 수긍이 가지만 영국과 미국의 각기 다른 전통 속에서 형성되어 이를테면 내포와 외연이 다른 용어를 다소 혼동스럽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 발표가 두 작품의 공통점보다도 차이점에 더 집중하며 그 원인을 추궁하는 것도 좀 수긍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다음 세미나는 2월 19일이며 발표자는 안동현(제임스)이다. 세미나 장소는 이진준 회원의 새 집이며 집들이를 겸하기로 했다.  

 

<비평이론분과>

 비평이론 분과의 2월 세미나는 호반의 도시 춘천 한림대학교에서 19세기 분과와 더불어 이루어졌다. 장시기 회원의 사회로 이윤성 회원이 Benita Parry의 'Narrating Imperialism', 김영희 회원이 Homi K. Bhabha의 'DissemiNation...', 그리고 박주식 회원이 Bhabha의 'Of Mimicry and Man'을 발표하였다. 한림대학교 영문과 박사과정 학생들의 참여와 송승철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로 참으로 편안하고 따뜻한 토론의 장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전체 비평이론분과 회원들의 이름으로 송승철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발제에 이은 토론은 다소 난상토론식으로 이루어졌다. Parry의 글에 대해선, 1) Parry의 'metropolitan'이란 용어 사용이 Lazarus나 Bhabha와는 달리 '식민모국'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 2) Joseph Conrad의 Nostromo에 대한 비판이 구체적이고 심도가 깊지 못하다는 견해가 있었다. Bhabha의 'DissemiNation...'에 대한 김영희 회원의 발제는 용어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구체적 예증을 통한 설명으로 난해한 글에 대한 회원들의 이해를 한층 배가시켰다고 생각된다. 토론의 초점은, 1) Bhabha가 사용하는 'dissemiNation'이라는 용어가 새로운 해방의 공간을 열어주는가, 아니면 기존 세계질서 중심의 동질화를 위한 수단인가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논의들, 2) nation이 아닌 people에 대한 Bhabha의 논의중심의 이동에 긍정적 평가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논의 등이 있었다. 그리고 'Of Mimicry and Man...'에 대한 토론은, 1) Bhabha가 이야기하는 mimicry가 탈식민화의 전략인가, 아니면 현재의 상황에 대한 묘사인가라는 논의에서 주로 '현재의 상황묘사'라는 것에 동의가 이루어졌고, 2) between mimicry and mimesis 뿐만 아니라 mimicry가 지니고 있는 양가성에 대한 회원들의 의심과 기대가 교차되었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또한 애주가와 미식가들의 도시이기도 했다. 춘천호 주변에 미리 예약되어 있는 '연산골'이라는 식당에서 보쌈, 닭백숙, 생두부, 메밀묵, 감자부침, 만두국으로 이어지는 메뉴는 소주와 더불어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는 안성마춤이었고, 19세기 분과 회원들을 매료시킨(어쩌면 대규모 분과이동이 있을 수...) 박주식 선생님의 입담은 많은 양의 식사를 소화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계속 이어진 춘천 시내에 있는 '브람스'에서 70년대 팝송과 가요로 이루어진 맥주파티, 그리고 신명아 선생님의 우아한 끼가 발동되고 윤지관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듣게 된 곡담(曲談 혹은 discourse of Korean pop song) 이야기는 추억만들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듯하다. 다시 한 번 이 번 모임을 위해 애써주신 송승철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

 3월 세미나 모임은 3월 19일, 김영희 회원의 사회, 서강목 회원, 윤지관 회원의 발제로 Tom Nairn의 Faces of Nationalism의 Part 1과 Part 2를 읽을 예정이다.  

 

<회원동향 및 기타 소식>

◆ 19세기

 엄용희 회원이 1월에 2주간 미국에 TESOL 연수를 다녀왔고, 그동안 휴가 중이어서 그 빈자리가 썰렁했던 조애리 회원이 다시 분과 활동 참여를 밝히셨으며, 역시 1년간 논문준비와 미국체류로 인해 분과에 못오셨던 손영희 회원이 2월부터 다시 쎄미나에 합류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분과활동에 열의를 보여주셨던 이순구 회원이 학술진흥재단의  Post-Doc. 연구 지원을 받아 1년간 미국 버클리 대학으로 가게 되어 2월 16일 출국할 예정이다. 손영희 선생님의 학위취득(2월)에 축하를 드리며, 새로이 연구의 길에 들어선 이순구 선생님의 건강과 건투를 빈다. 화이팅! 아울러, 올해에도 대우재단으로부터 독회지원을 받게 되었음에 자축하는 바이다.

▶{안과밖} 홍보 및 판매

사무국에서는 지난 1월26일∼29일 화순에서 열린 영어영문학회에 {안과밖}을 홍보하고 판매하였다. 고명희 간사가 학회기간 내내 출장하여 자리를 지켰으며, 참석한 회원들의 협조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이어서 2월18 일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열린 신영어영문학회에서도 참석 회원들의 도움으로 우리 저널을 소개하고 판매하였다. 특히 이승렬(영남대)회원과 최예정(천안대)회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3개분과 대우지원 확정

19세기분과, 20세기분과, 비평이론분과가 작년에 이어서 대우재단이 지원하는 독회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번부터 대상을 줄이는 대신 지원금을 두배로 늘였다고 하는데, 역시 정기적으로 충실한 독회 및 세미나 활동을 하는 연구회의 성실함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비평이론분과  

 전 공동대표 설준규(한신대) 회원이 듀크 대학에서 1년간의 연구를 마치고 귀국하였다. 또 이경덕(연세대) 회원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였으며, 새로 김금주, 김정아 두 회원이 쎄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다.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미문학연구회 소식> 제 27호
발행인: 2000년 3월 22일
발행인: 윤지관
편집인: 정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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